생성형 AI, 일터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다: 한국은 지금 어디에 와 있나?

서론: 예측불허의 AI 혁명과 막대한 경제적 잠재력

2022년 11월, OpenAI의 ChatGPT가 출시된 이후, 인공지능(AI)은 전 세계적인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 Gen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 등 새로운 콘텐츠를 기존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하여 생성하는 머신러닝 기술의 한 종류입니다.

맥킨지 보고서(2023)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세계 경제에 연간 약 5천 600조 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연평균 86.1% 성장하여 2023년 대비 10배 이상인 196조 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IDC, 2023).

특히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AI 수용 속도입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의 51.8%가 업무 목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26.5%)보다 훨씬 빠른 수용 속도를 보여줍니다. 한국 근로자의 전체 AI 활용률(업무 내외)은 63.5%에 달합니다. 근로자들은 주로 정보 검색 및 요약(62.2%)이나 문서 작성 및 검수(38.6%)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서비스 중에서는 ChatGPT가 67.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입니다.

 

---

1. AI의 두 얼굴: 기업 수익성 증대와 노동 생산성의 미스터리

AI 기술 도입이 실제로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입니다.

거시적 관점: 2017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업 활동 조사를 활용한 회귀 분석 결과에 따르면, AI 도입은 기업의 수익성에는 양(+)의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노동생산성(종사자 1인당 매출 및 부가가치)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다만, 정보통신업과 같은 특정 산업에서는 AI 도입이 부가가치와 매출 모두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미시적 관점: 저숙련 노동자의 구원자?

일반적인 기업 생산성 지표와 달리, AI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일으키는 변화를 측정한 연구는 매우 명확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고객 서비스 채팅 상담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AI 보조 도구(LLMs 기반) 도입 후 평균 생산성(시간당 처리 건수, RPH)이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생산성 증가는 특히 숙련도가 낮거나 경력이 짧은(저연차) 직원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AI가 복잡하거나 비일상적인 주제(nonroutine topics)보다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질문에 대한 처리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저숙련 노동자의 실수를 보완하고, 전반적인 성능을 상향 평준화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AI는 또한 노동자의 역량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 AI 도입 후 고숙련자와 저숙련자 간의 언어 사용 유사성(텍스트 유사성)이 증가했는데, 이는 언어적 격차가 크게 좁혀졌음을 시사합니다.

• AI는 기존 직장 내 교육을 보완하여 현장 학습을 촉진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 AI 사용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직원의 이직률이 감소하는 등, AI는 업무 환경의 질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2. 한국 디지털 혁신의 현주소: 기술 강국이지만 '활용'은 약점

AI 기술이 한국 경제의 생산성 둔화 및 고령화 등의 구조적 도전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잠재력을 지니는 만큼, 한국의 현재 디지털 혁신 역량은 주목할 만합니다.

기술 개발 역량 (특허 기준):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된 실용 특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계 디지털 혁신 수준은 1998년과 2010년을 기점으로 계단형으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으며, 이는 미국과 일본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한국의 디지털 혁신 수준은 양적(등록 건수) 및 질적(H지수, 피인용 건수) 측면에서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며, 최근 기간(2010~2015년)의 디지털 혁신기술에 대한 H지수 순위는 주요국 중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위권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기술 수준은 여전히 미국 및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는 심지어 중국 및 인도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기술 활용 현황 (로봇 및 ICT): 한국은 산업용 로봇 활용에 있어서 매우 적극적인 국가입니다. 최근 통계(2011~2016년 평균)에 따르면, 한국은 로봇 설치국 기준 3위, 로봇 운용국 기준 4위를 차지할 만큼 산업용 로봇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ICT 기술 활용 수준은 취약합니다.

• 기업 및 가계의 초고속 인터넷 이용률은 각각 99.3%와 99.5%로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사적 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구매 등 주요 ICT 기술 활용 지표에서 OECD 평균보다 낮은 비중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이는 한국 기업들이 기본적인 디지털 인프라는 잘 갖추고 있으나, AI와 같은 혁신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통합하고 활용하는 능력(디지털화)이 아직 미흡함을 시사합니다.

---

결론: AI 시대를 위한 한국의 다음 과제

AI는 노동 시장에서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고, 특히 저숙련 노동자의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강력한 보완재(complement)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AI 기술 개발 역량은 상위권에 속하지만, 기업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AI 및 ICT 활용 수준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디지털 혁신의 효과가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ERP나 CRM 같은 기본적인 ICT 시스템을 포함하여 AI 기술을 활용하여 업무 프로세스에 깊숙이 통합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AI 혁명의 열매를 최대한 수확하기 위해서는, 한국은 이제 '기술 개발 강국'에서 '기술 활용 및 통합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데이터 이동 및 정보 처리의 상호 운용성과 같은 디지털 관련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입니다.